2009년 11월 15일(한국 시간) 클리블랜드 캐밸리어스가 홈 구장인 Quicken Loans Arena에서 유타 재즈에게 103-107로 승리를 거두며 이번 시즌 두 번째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연승 행진은 리그 강팀으로 분류되는 올랜도 매직-마이애미 히트-유타 재즈를 연속으로 격파한 것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4일 동안 3경기가 펼쳐지며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경기들이었지만 지난 뉴욕 닉스 전 이후 비교적 긴 휴식기를 가지며 팀웍을 거의 완벽하게 보완하고 나온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 보여줬던 빈틈없는 수비력과 강한 집중력을 보이며 시즌 초반 최대 난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고비를 3연승으로 장식했다.

특히 마이애미 히트와의 경기에서 펼쳐진 르브론 제임스와 히트의 에이스 드웨인 웨이드의 득점 대결 또한 볼만 했다. 특히 1쿼터에 나온 드웨인 웨이드의 In Your Face on Varejao 덩크는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덩크로 손색없을 정도로 대단한 명장면이었다. 그에 자극받은 르브론 제임스는 1쿼터 종료 버져비터를 넣는 등 두 선수는 경기 초반부터 뜨거운 득점력을 과시하며 제임스는 15득점, 웨이드는 13득점을 기록했다.

<르브론 제임스의 덩크 블락 이후 드웨인 웨이드의 속공 덩크>

<르브론 제임스의 히트전 1쿼터 버져비터>


1쿼터 엄청난 덩크에 이어서 웨이드는 점프슛과 골밑 돌파 등 파상 공세를 펼치며 히트를 이끌었고, 르브론 제임스는 그간 잘 하지 않았던 돌파에 이은 파울 유도를 적극적으로 하며 경기를 대등하게 이끌어갔다. 그러나 복병은 따로 있었다. 바로 최근 슛 감각이 끓어오르기 시작한  클리블랜드의 포인트가드 모 윌리엄스였다.



모 윌리엄스는 올랜도 전에 이어 폭발적인 슈팅을 과시하며 2쿼터에만 11득점을 기록하며 클리블랜드가 경기의 리드를 잡는데 큰 공헌을 했다. 시즌 초반 딜론테 웨스트의 공백으로 어이없는 턴오버와 무리한 슈팅을 남발하며 팬들의 분노를 샀던 모윌은 아직까지 슛 셀렉션은 문제가 있지만 본인의 리듬을 완전히 되찾으며 히트전 25득점-유타전 21득점을 포함한 지난 3경기 평균 24득점을 기록하며 부활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모습을 보인 것은 다름 아닌 클리블랜드의 2년차 신인 JJ 힉슨이었다. 지난 시즌 미숙한 경기력을 보이며 이번 시즌까지 벤치에서 긴 출장 시간을 받지 못하고 벤치를 덮히고 있던 힉슨은 뉴욕 닉스 전부터 선발 멤버로 출장하며 선발 출장 4경기 동안 평균 13득점을 기록하는 등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무리한 덩크 시도로 블락을 당하거나 하는 등의 미숙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공수 양면에서 대단히 적극적이고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하면서 매우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를 둘러싸고 수많은 트레이드 루머가 나왔을 당시, 클리블랜드의 데니 페리 단장이 힉슨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 많은 딜을 거절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페리 단장의 선택에 대해서 많은 불평불만이 나온 것은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잠재력만 믿고 검증되지 않은 미숙한 신인을 지키기 위해 타팀의 스타급 플레이어들을 포기하는 것이 달가울 수 있을 리 없다. 특히 플레이오프 컨퍼런 파이널 시리즈에서의 패배로 더욱 심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힉슨은 그런 우려와 달리 이번 시즌 선발 출장을 하며 확실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마음을 도리어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빼어난 운동 능력과 부지런함을 앞세워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많은 선발 출장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경기에서 많은 시간을 뛰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경험과 기본기만 제대로 쌓인다면 선발 멤버로써 팀에서 입지를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히트전에서 31분을 출장하며 18득점을 기록한 힉슨은 이어진 유타전에서 38분 출장 20득점 기록으로 연속으로 커리어 하이 득점 기록을 갱신했다. 클리블랜드는 힉슨과 모윌의 활약을 바탕으로 4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핵심 멤버인 딜론테 웨스트가 현재 개인 사정으로 경기에 불참하고 있어 아쉬움은 남지만,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타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난항을 예상했던 고비를 넘어섰기 때문에 시즌 초반 클리블랜드는 계속해서 순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번외 잡담-  현재 르브론 제임스는 정말로 부진하고 있는가?

최근 르브론에 대해서 팬들이 말할 때, '예전 같지 않다'는 평을 많이 하고 있다. 아마 클리블랜드의 경기를 제대로 보지 않거나 클리블랜드와 르브론 제임스의 현 상태에 대해서 충분히 접하지 않은 팬들이 보기에 르브론은 확실히 이번 시즌 부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CAVS의 경기를 꾸준히 시청하고, 정보를 꾸준히 접하는 팬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르브론 제임스가 부진하고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Absolutely no'이다.


NBA게시판 같은 곳을 둘러보다 보면 르브론 제임스에 대한 말들 중 '트못쓰, 쿼못쓰'라는 말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일명 '트리플 더블도 못하는 쓰레기', '쿼드러플 더블도 못하는 쓰레기'라는 말인데 트리플 더블이나 쿼드러플 더블은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락, 스틸 5가지 항목에서 일정 갯수 이상의 항목에서 10이상을 기록했을 경우를 말한다. 슈퍼스타 레벨이 아닌 일반 선수라면 당연 꿈꾸기도 힘든 기록들이고, 설령 NBA의 슈퍼스타라 하더라도 커리어 통틀어 10번도 하기 힘든 기록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쿼드러플 더블의 경우는 NBA 역사상 단 4차례밖에 없는 대기록. 한 마디로 트못쓰, 쿼못쓰는 제임스의 뛰어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써의 능력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즉, 어지간한 기록으로는 제임스에 대한 기대치는 충족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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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올 시즌 르브론 제임스의 기록을 한 번 살펴보자. 이번 시즌 현재까지 르브론 제임스의 평균 기록은 27.5pts-7.2reb-7.6ast-1.7stl-0.8blk으로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그리 큰 차이가 없는 기록이다. 득점은 1점 정도 떨어져있지만, 1점 정도 +/-되는 건 흔한 일이고, 오히려 필드골 성공률, 3점 성공률에서는 커리어 하이를 나타내고 있고, 자유투 성공률은 커리어 두 번째 기록이다. 즉, 기록상으로는 전혀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제임스는 부진해 보이는 것일까?


첫번째 이유는 샤킬 오닐의 합류이다.
오프 시즌 동안 새로 팀메이트가 된 NBA의 살아있는 전설 샤킬 오닐. 그러나 불운하게도 클리블랜드는 프리 시즌 동안 샤킬 오닐과 충분히 팀웍을 맞추지 못했고, 따라서 샤킬 오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르브론과 샤킬 오닐의 경우, 서로간의 시너지를 충분히 만들 수 있을만한 호흡을 보이지 못했다. 프리 시즌 동안 하지 못했던 여러 전술적 시험을 시즌 초반 감행해야 했고, 그로 인해 팀에 적응해야할 샤킬 오닐을 위해 샤킬 오닐 위주로 플레이하는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난 시즌 같은 경우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르브론이 많은 시간 볼을 잡고 플레이해야 했겠지만, 그보다는 샤킬 오닐에게 볼이 투입되거나 트윈 타워 가동 등 더 실험적인 전술이 많이 가동되며 르브론의 공격 비중이 조금 줄어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두번째 이유는 르브론 본인의 스타일 변화를 위한 노력 때문이다.
르브론 제임스하면 딱 떠오르는 단어는 '닥돌(닥치고 돌파)'이다. NBA역대로 따져도 top5안에 들 수 있을 정도로 괴물같은 운동 능력을 자랑하는 르브론은 스스로 볼을 몰고 와 리딩을 하고 스크린을 받아 돌파로 마무리하는 것이 데뷔 때부터의 전매특허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르브론은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돌파의 비중을 줄이고, 미드레인지 점퍼의 비중을 높였다. 그리고 돌파할 때도 자신이 직접 볼을 드리블해서 돌파하는 것보다 볼이 없는 상황에서 컷인이나 백도어 컷 등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세번째 이유는 시즌 초반 안 좋았던 팀 성적 때문이다.
위와 같이 플레이스타일을 변화시키는 것에 있어서 어느 정도 기록 하향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몸에 맞지도 않고, 아직 능숙하게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약점 중 하나였던 미드레인지 점퍼의 비중을 높였으니 기록 자체가 지난 시즌보다 높아지는 것은 힘들었다. 그리고 골밑 돌파 마무리보다 점퍼를 택할 때 성공률이 더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그럼에도 르브론은 지난 시즌보다 높은 필드골 성공률을 보이고 있으니 그 자체만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시즌 초반 팀이 난항을 겪으면서 성적이 안 좋았고, 그와 결부하여 개인 기록이 하향세처럼 보이는 르브론이 부진해보이는 것이다. 현재도 4연승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동부 6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 아직까지 팀 클리블랜드로써의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르브론은 이번 시즌도 지난 시즌에 이어 높은 효율성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시즌만 하지는 못하지만 EFF +29.7로 크리스 보쉬에 이어 EFF랭킹 2위를 기록하고 있어 그의 눈에 띄지 않는 위력을 가늠케 한다.



3년 전에도 르브론 제임스는 팀 컬러와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를 겪으며 개인 기록이 전년에 비해 크게 하향되었던 적이 있었고, 지금과 비슷한 우려의 목소리가 그때도 나왔었다. 그러나 당해 르브론은 팀을 동부 2위, 컨퍼런스 우승, 팀 사상 최초 파이널 진출이라는 역사를 창조했다. 올 시즌 르브론과 그 해의 르브론을 비교해본다면 모든 면에서 단연코 지금의 르브론이 더 뛰어나다. 팀 클리블랜드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우려할 필요없다. 사람들이 그에게서 한계를 논하기 시작할 때 그는 그 한계를  뛰어넘는 단계를 넘어서 한계 자체를 없애버리는 선수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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